오세훈 “정비사업으로 공급 확대”… 여권 “닥치고 공급, 서울부터 더 지어라”
기사 1건
매체 성향 분포
1
100%
시간대별 보도량
언론사별 기사 제목
- 천지일보보수8/7 19:12오세훈 “정비사업으로 공급 확대”… 여권 “닥치고 공급, 서울부터 더 지어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로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비판 여론은 정비사업의 착공 성과가 미진한 만큼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 활용과 그린벨트 해제 등 서울 내 직접 공급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맞섰다. 반면, 오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 등에 대해 지난 6일 시민과 대토론회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나타내 논란이 일고 있다. ⓒ천지일보 DB [천지일보=이문성 기자] 서울 주택난을 풀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낮춰 민간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서울시의 대정부 건의에 대해, 서울 내부의 실질적인 공급 성과부터 높여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호 착공을 추진하면서 정부에 대출·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서울의 부족한 주택 공급이 경기지역 대규모 개발과 장거리 출퇴근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 “민간 정비사업이 공급 핵심” 시는 7일 오 시장이 지난 5일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에게 전달한 ‘2차 정비사업 보고서’의 내용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재개발·재건축을 서울 주택 공급의 주요 수단으로 보고 행정절차 단축과 사업 규제 완화 방안을 담았다.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주택 공급 부족 원인에 대한 보고를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시가 내세운 핵심 논리는 가용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기존 시가지를 다시 개발하는 정비사업 없이는 대규모 공급 확대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가 작성한 자료를 보면 2005~2024년 서울에서 준공된 주택 가운데 민간 공급 비중은 87.5%였다. 2023~2025년에도 민간 비중이 대부분의 물량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공급된 주택의 82%가 아파트였고 이 가운데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비중은 63%로 집계됐다. 시는 정비사업이 기존 주택을 허물고 같은 규모로 다시 짓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사업 전보다 전체 주택 수가 36.4% 늘었다. 재개발은 27.4%, 재건축은 44.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31년까지 착공을 관리하는 253개 정비구역에서도 기존 주택보다 39.2%, 약 8만 7000호가 늘어날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서울시, 주택공급 부족 원인 놓고 전임 시장 탓 시는 현재의 공급 부족을 과거 정비구역 해제와 신규 지정 감소가 누적된 결과로 진단한다. 시 자료에는 2012~2020년 기존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됐고, 2016~2020년에는 주택재개발 신규 지정이 없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부터 착공·입주까지 여러 해가 필요한 만큼 당시 줄어든 사업 물량이 현재의 공급 감소로 연결됐다는 게 서울시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호 착공을 목표로 행정절차를 손질할 방침이다. 단계별 행정 처리 기간을 정하는 ‘표준처리기한제’를 도입하고 순서대로 진행했던 일부 절차를 동시에 밟는 병행처리도 확대한다. 정부에는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3년 한시 유예, 이주비 대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에서 70%로 완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75%에서 70%로 하향 등을 건의했다. ◆신통기획·모아타운, ‘지정’과 실제 공급 간 간극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을 통해 정비사업 후보지와 구역 지정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책 성과를 실제 주택 공급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구역 지정과 인허가가 늘어난 것과 현장에서 착공·준공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모아타운은 제도가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준공된 사업장이 한 곳도 없고 착공에 들어간 곳도 강북구 번동 1~5구역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번동 사업장은 2024년 말 착공했지만 후속 사업장의 진행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속 사업지인 중랑구 면목동 86-3번지 일대는 2024년 7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뒤 2025년 착공을 목표로 했지만 이주비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행정절차를 줄이는 것만으로 실제 착공 시점을 앞당기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신속통합기획 역시 비슷한 지적을 받고 있다. 시가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사업 초기 절차를 단축하고 대상지를 늘렸지만,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구역 지정 이후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이주·철거 등을 거쳐야 한다. 공사비 상승과 분담금, 금융비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사업성을 좌우하는 변수도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이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정부에 요구하기에 앞서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시가 추진해 온 공급정책의 착공·준공 실적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장기적으로 주택 수를 늘릴 수 있다는 시의 분석과 별개로 당장의 공급 부족을 얼마나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여권 “용산미군기지 반환부지(공원예정구역)와 그린벨트 활용론” 제기 이런 문제의식은 여권을 중심으로 한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와 그린벨트 활용론으로도 이어진다. 오 시장에 대해 비판하는 쪽에서는 서울의 주택 부족을 시급한 문제로 판단한다면 장기간이 필요한 정비사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 중 공원예정구역을 주택 부지로 활용하거나 그린벨트 해제 등 단기간에 공급 기반을 확보할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오 시장은 서울의 대규모 주택 공급 수단으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용산의 경우 국제업무지구 주택 물량을 정부 계획대로 확대하면 업무 중심지라는 본래 기능이 약화되고 교통·교육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도 반대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으나, 녹지 기능을 상실한 훼손지를 중심으로 일부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을 수용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협상의 여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시는 그린벨트 해제나 공원 부지 활용보다는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에서 기존보다 주택 수가 36.4% 증가했다는 분석을 근거로 정비사업 규제를 풀고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공급 확대에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은 공원, 경기도는 아파트” 비판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서울시와 다른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핵심은 일자리와 학교가 몰린 서울에서 주택을 더 공급해야 수도권 외곽 주민의 장거리 출퇴근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에는 직장과 학교가 모여 있다. 젊은 경제활동인구가 일과 가정을 양립하면서 생활하려면 서울은 최적의 직주근접 주거지”라며 “그러나 서울에는 집을 거의 짓지 않는다. 최적의 주거지에 공급이 부족하니 집값이 오르고, 살기가 힘들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천과 의왕 등 경기지역에 주택 공급이 집중되는 현실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수도 서울이 여유롭고 녹지 공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울의 직장과 학교를 다니는 젊은 세대가 많이 멀지 않은 곳에 비용지불 가능한 적정한 주택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의 활용 문제도 거론했다. 서울 도심의 녹지 확보라는 가치와 주택 공급이라는 현실적 필요 사이에서 정책 우선순위를 다시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서울의 주택공급 절벽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비판하며 “자신의 무능으로 직주근접 최적 도시인 서울의 주택난이 가중되고 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할 해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용산 미군기지 반환터를 녹지로 지키는 일보다 매일 출퇴근길에 세시간 가까이 허비하는 사람들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 같은 비판은 시가 내세우는 ‘정비사업 중심 공급론’이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얼마나 빨리 이어질 수 있느냐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시는 과거 정비구역 해제와 규제 누적이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이라고 보는 반면, 비판하는 쪽에서는 오 시장 취임 이후 추진된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이 아직 충분한 착공·준공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누가 ‘닥치고 공급’에 진심인가 결국 쟁점은 ‘정비사업이 필요한가’보다 ‘언제 실제 주택으로 공급되느냐’에 모인다. 시는 민간 정비사업의 규제와 행정기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공급 시계를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반대편에서는 장기간이 필요한 정비사업에만 기대기보다 서울 도심의 가용부지 활용과 단기간 공급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정부가 시의 LTV 완화와 정비사업 관련 법령 개정 요구를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일지도 변수다. 규제 완화가 사업성을 높여 공급을 앞당길 수 있다는 논리와 대출·개발 규제 완화가 부동산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는 만큼, 향후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에서 서울 도심 공급 방식과 정비사업 속도 조절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