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21년 평론 인생’ 최요한 정치평론가 “현실 모순 알리는 사람으로 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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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일보보수8/4 22:00[피플&포커스] ‘21년 평론 인생’ 최요한 정치평론가 “현실 모순 알리는 사람으로 남겠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요한 정치평론가가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 평론가는 “우리 사회에 쌓여 있는 모순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6.07.22.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우리 사회에 쌓여 있는 모순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해석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방향과 비전까지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최 평론가는 2005년부터 각종 시사방송에 출연하며 정치·사회 현안을 해설해 온 21년 차 정치평론가다. 최근에는 만화 연재와 인공지능(AI) 영상 제작까지 공부하며 복잡한 정치·사회 문제를 대중에게 더 쉽게 전달할 방법을 찾고 있다. 그가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은 마이크를 잡기 훨씬 이전 어린 시절 가족이 겪은 한국 현대사의 상처 속에서 형성됐다. ◆한국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성장 1969년 서울 봉천동에서 태어난 최 평론가는 자신의 집안을 “한국 현대사의 격변을 직통으로 맞은 집안”이라고 표현했다. 아버지 고(故) 최승길씨는 연세대학교 재학 중 4.19혁명에 참여했으며 이후 박정희·전두환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적 뜻을 함께했던 아버지는 수배와 투옥을 반복했고 정보기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던 최 평론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중학생 시절 보안사에 끌려가 심한 고문을 당한 아버지를 병원에서 처음 마주했던 순간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가 왜 가족의 평온한 삶을 뒤로하고 그런 길을 걸어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아버지가 무엇에 저항했고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 깨닫게 됐다. 이 경험은 그가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의 근원이 됐다. 대학에 진학한 그는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캠퍼스의 낭만보다 군사독재 정권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다. 시위 도중 경찰서로 연행돼 폭행을 당하기도 했고 가까운 선후배들이 구속되거나 세상을 떠나는 모습도 지켜봐야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요한 정치평론가가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 평론가는 “우리 사회에 쌓여 있는 모순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6.07.22.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 평론가의 길 대학 졸업 후 최 평론가는 정치컨설팅 회사에서 정치인의 선거 전략과 메시지, 홍보 방향을 기획했다. 그러나 정치적 성향이나 자격과 무관하게 비용을 지불한 정치인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점은 그의 신념과 맞지 않았다. 평론가의 길은 뜻밖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방송작가로 일하던 지인이 “말도 잘하니 시사평론을 한번 해보라”고 권유하면서 2005년 7월 국군방송 전화 인터뷰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첫 주제는 ‘중국의 입장에서 본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화’였다. 당초 출연하기로 했던 전문가의 일정이 취소되면서 기회가 그에게 돌아왔다. 최 평론가는 “거의 밤을 새워 준비했고 원고를 외우다시피 했다”며 “15분짜리 방송이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25분까지 갔다”고 회상했다. 방송 관계자는 “어디에서 이런 군사평론가를 데려왔느냐”고 물었고 이 방송을 들은 다른 제작진의 섭외가 이어졌다. 우연히 잡은 마이크 한 번이 21년 평론 인생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21년 평론을 지탱해 온 말의 책임 21년간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며 그가 가장 무겁게 받아들이게 된 것은 ‘말의 힘’이었다. 시사방송은 매일 새로운 사건을 다루는 탓에 발언이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기 마련이지만 기록을 다시 들춰보면 과거와 전혀 다른 말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 평론가는 자신이 방송에서 한 말과 글, 행동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론가 역시 사실을 잘못 이해하거나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설명하고 잘못이 있다면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사람의 말은 힘을 가지고 반복하면 더 큰 힘을 갖는다”며 “말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방송인이고 정치인이다. 특히 정치인의 말은 제도로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무겁다”고 했다. 평론가는 특정 정치인이나 진영을 무조건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라고도 말했다. 자신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정치인이라도 잘못하면 비판하고 생각이 다른 정치인이라도 잘한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사실과 현실을 기준으로 말하는 평론가의 자세라는 설명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요한 정치평론가가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 평론가는 “우리 사회에 쌓여 있는 모순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6.07.22. ◆“중요한 건 지금 최선 다하는 것” 최 평론가의 좌우명은 그의 블로그 제목이기도 한 ‘지금 여기에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조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시대의 자식’이기에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지금’이라고 말하는 순간에도 그것은 과거가 된다”며 “중요한 것은 다른 시간과 장소가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좌우명은 그의 직업적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최 평론가는 하루하루 벌어지는 사건을 정확히 확인하고 지금 자신이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해석을 제시하며 그 말에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야말로 평론가로서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방송에서 말하는 기존의 평론 방식만으로 대중에게 충분히 다가갈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다. 글과 만화, 영상이라는 서로 다른 형식을 함께 시도하는 이유도 결국 하나다. 사회의 모순을 더 많은 사람에게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는 “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만화로, 만화로도 부족하다면 영상으로 설명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현실의 모순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해석해 사람들이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