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단] 성경을 든 법무부 장관, 헌법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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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일보보수6/30 11:21[이슈논단] 성경을 든 법무부 장관, 헌법을 지웠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천지일보 DB)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정교분리(政敎分離)는 현대 민주주의의 주춧돌이다. 국가는 종교를 지배하지 않고, 종교 역시 국가 권력을 사유화할 수 없다. 신천지의 당원 가입 의혹 수사 역시 이 헌법적 원칙을 사수하겠다는 명분에서 출발했다. 종교인이라 할지라도 현행법을 위반했다면 예외 없이 '세상법'의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형사 사법 체계의 최고 책임자가 올린 글은 과연 이 국가가 종교로부터 온전히 독립해 있는지 본질적인 의문을 던진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신천지 총회장 구속기소 사실을 공표하며 “중대한 범죄로서 엄정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단언했다. 사법부의 본재판은 시작조차 하지 않은 시점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제4항은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엄숙히 선언하고 있다. 검찰 사무를 총괄 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이 재판도 받기 전에 처벌의 불가피성을 확언하는 행위는 오만한 예단이며, 국가가 이미 결론을 내려놓았으니 따르라는 초법적 신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 장관의 발언이 스스로 내세운 정교분리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그는 “종교단체는 신앙공동체이지 정치집단이 아니”라며 정교분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 직후 성경 마태복음의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는 구절을 인용해 피고인을 종교적 ‘거짓 선지자’이자 ‘이리’로 이미 규정했다. 사법부의 최종 결론이 내려지기도 전에 이러한 초법적 단죄를 망설임 없이 행한 배경은 무엇일까. 거대 주류 종교라는 기득권이 언제나 '내 편'을 들어줄 것이라는 오만한 자신감의 발로인가, 아니면 공직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법적 한계조차 분간하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인가. 어느 쪽이든 대한민국 형사 사법의 수장으로서 자격 미달이자 위헌적 발상임은 분명하다. 기소 직후 행정부의 핵심 인사가 처벌의 불가피성을 천명하는 행위는 사법부를 향해 가이드라인을 하달하는 고압적인 압박이다. 정교분리를 명분으로 시작된 수사가 되레 국가의 종교중립성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기만적인 변종이다. 장관의 일방적인 단죄와 종교적 훈계는 결코 법원의 판결문이 될 수 없다. 법치주의는 법무부 장관의 종교편향이 아니라, 오직 대한민국 헌법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