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94% “AI 챗봇 이용”… “국가가 보호자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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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일보보수7/1 07:59청소년 94% “AI 챗봇 이용”… “국가가 보호자 역할 해야”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과 초록우산 주최로 열린 ‘인공지능 환경에서의 아동·청소년 권리 보장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6.07.01.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아동·청소년의 일상에 빠르게 파고들면서 이들의 발달권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과 초록우산은 ‘인공지능 환경에서의 아동·청소년 권리 보장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를 열고 청소년의 AI 이용 실태와 국내외 규제 동향, 입법 과제를 논의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박형빈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년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를 인용해 “최근 1주일간 생성형 AI를 이용했다고 답한 청소년은 67.6%”라고 밝혔다. 특히 고등학생 82.3%, 중학생 69.8%, 초등학생 51.2%가 생성형 AI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20대 50.7%, 30대 39.5%, 40대 25.4%, 50대 10.6%, 60대 3.4%, 70대 이상 0.8% 등 성인 세대보다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박 교수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들을 아이들은 디지털 세계 안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면서 생활하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단순히 오락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록우산이 지난 9~23일 전국 만 14세 이상 18세 미만 아동·청소년 3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생성형 AI 챗봇 이용은 이미 보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영은 초록우산 사내변호사는 “절대 다수인 94.4%가 챗봇을 이용하고 있다”며 “이용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거의 50%에 달하는 49.5%가 ‘나를 이해해준다’고 느끼고 있고 3분의 1은 힘들거나 우울할 때 즉 정서적으로 어려울 때 AI와 대화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AI 챗봇의 응답이 실제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청소년은 41.0%였다. 반면 AI 답변의 정확성을 별도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20.7%에 달했다. 강 변호사는 “41% 정도는 AI의 응답이 나의 실제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대답하고 있으나 그에 비해 20.7%는 별도의 검증 없이 정보를 수용하고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AI 챗봇이 정서적으로 취약한 청소년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박 교수는 2024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14세 청소년 Sewell Setzer III가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AI 챗봇과의 정서적 대화가 자살 위험을 키웠다는 취지의 소송이 제기된 점을 설명했다. 그는 “챗봇이 주는 이익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문제는 이런 단기적인 편익이 장기적인 위해를 은폐하고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지난 20여 년간 선진국에서 문해력, 수리력, 주의력, 교차추론 능력이 정체 또는 후퇴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디지털 기술이 아동의 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아동·청소년을 AI와 디지털 플랫폼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동반자형 AI 앱에 특화된 규제·제한 법안, 미성년자 대상 AI 챗봇·동반자 앱 제한 법안, 아동 대상 알고리즘 규제와 중독 유도 알고리즘 제한 법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AI 챗봇 이용자에게 AI와 대화 중임을 반복적으로 고지하고 자살·자해 등 위험 콘텐츠에 대한 예방 프로토콜을 마련하도록 하는 입법이 추진됐다. 호주는 2025년 12월부터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가입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영국, 캐나다, 프랑스, 브라질 등에서도 연령 확인, 보호자 연계, 유해 콘텐츠 차단, AI 챗봇 안전 설계와 관련한 규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 법체계는 AI 환경에서 아동을 보호하기에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교수는 시행령 공백,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간 이원 규제 갈등, 3000만원 수준 과징금의 억지력 부족 등을 문제로 꼽았다. 강 변호사도 현행 국내법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국가적인 아동 보호에 대한 거버넌스 자체가 지금 법령상 어떤 근거도 없다”며 “아동 보편적인 보호를 국가가 정책으로 마련할 수 있는 기틀이 법에 실종돼 있다”고 말했다. 또 “AI 챗봇의 근본적인 설계 요소, 세이프티 바이 디자인을 사업자에게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법적인 측면에서는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향후 국내법이 아동 최선의 이익을 기준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시행령 마련 기한 법제화, 과태료·과징금 현실화, 이중 규제 해소, 아동·청소년 보호 조항 신설, 알고리즘 설명 요구권 도입 등이 제시됐다. 또 생성형 AI 챗봇 사업자에게 안전 설계 의무를 부과하고 자살·자해, 성적 대화, 정서적 의존 유도 등 아동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유형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교육 영역에서는 AI 리터러시 교육을 필수화하고 교육 AI에 대해 인간 감독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아동 데이터를 학습·광고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활용하지 못하도록 목적 제한을 강화하고 조종적 설계와 중독 유도 알고리즘을 명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 변호사는 “국가가 보호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자율 규제 영역으로 그냥 놔두지 말고 법을 통해서 표준화된 의무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